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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짐 콜린스 (Jim Collins)

원제: Good to Great: Why Some Companies Make the Leap… and Others Don't

장르: 경영/경제 · 리더십

들어가며: 위대한 기업을 만든 단 하나의 공식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이 책을 그냥 흘려보냈어요.

"또 성공한 기업 이야기겠지" 싶었거든요. 비즈니스 서적이 다 그렇잖아요. 잘 된 기업 골라서 "이래서 잘 됐대요" 하는 식.

근데 우연히 팟캐스트에서 이 책 얘기를 듣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짐 콜린스와 그의 연구팀이 무려 5년간, 2,000페이지 분량의 인터뷰6,000건의 논문, 3억 8천만 바이트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만들어낸 책이라는 거예요. 이건 그냥 "성공 스토리 모음집"이 아니라, 방대한 실증 연구의 결과물이더라고요.

1,435개의 '좋은 기업' 중에서, 15년 이상 시장 수익률보다 3배 이상 높은 성과를 낸 기업은 단 11개뿐이었어요. 그 11개 기업의 공통점이 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겸손한 얼굴, 강철 같은 의지

이 책에서 가장 충격받은 부분이 바로 "5단계 리더십"이었어요.

우리가 보통 "위대한 기업의 CEO"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나요? 카리스마 넘치고, 대중 앞에서 멋진 연설하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그런 모습이잖아요. 스티브 잡스 같은 이미지요.

근데 콜린스 연구팀이 발견한 사실은 완전히 반대였어요.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의 리더들은 하나같이 조용하고 겸손한 사람들이었어요. 인터뷰를 요청해도 "저 말고 팀원들 얘기를 들어보세요"라고 하고, 성과는 팀원과 운 덕분이라고 하더라고요. 반면 실패했을 때는 거울을 보며 "내 책임"이라고 했고요.

이게 바로 '5단계 리더'의 모습이에요. 겉으로는 겸손하지만, 내면엔 조직을 위한 강철 같은 의지가 있는 사람들.

책에서는 이런 리더들이 오히려 카리스마 강한 리더들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나은 성과를 낸다고 말해요. 카리스마 리더가 떠나면 조직이 흔들리지만, 5단계 리더가 만든 조직은 리더가 없어도 잘 돌아가거든요.

'어디로'가 아닌 '누구와'가 먼저다

이 챕터를 읽고 나서 잠깐 멈췄어요. 제가 지금껏 일해온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먼저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그다음 방향을 정했다"고 해요. 즉, 비전이나 전략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거예요.

처음엔 이게 당연한 말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돼요.

보통 조직에서는 "이 방향으로 가야 하니까 이런 사람이 필요해"라는 순서로 가잖아요. 근데 위대한 기업들은 달랐어요. "적합한 사람을 먼저 모으면, 그 사람들이 알아서 최선의 방향을 찾아낸다"고 믿었어요.

콜린스는 이런 명언을 남겨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말은 틀렸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한 자산이다.

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요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동기부여도, 관리도, 복잡한 전략도 필요 없어요. 그들은 스스로 움직이거든요.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전략을 세워도 부적합한 사람이 있으면 그 전략은 빛을 발하지 못해요.

낙관주의자들이 왜 먼저 죽었는가?

이 챕터 제목이 처음에 좀 충격적이었어요. 낙관적인 게 나쁜 거야? 싶었거든요.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예요.

베트남 전쟁 때 포로수용소에서 8년을 버텨낸 미 해군 제독 짐 스톡데일의 이야기예요. 그는 살아남은 포로와 살아남지 못한 포로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어요.

낙관주의자들이 먼저 죽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전에 나갈 수 있을 거야' 하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부활절엔 나가겠지' 하다가 부활절이 지나고... 결국 실망이 쌓여 마음이 무너졌어요.

희망을 가지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사람들이 먼저 쓰러진 거예요.

콜린스는 이걸 기업에도 그대로 적용해요. 위대한 기업의 리더들은 "우리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함께, "지금 우리가 처한 냉혹한 현실"을 동시에 직시했어요. 낙관주의도 아니고, 비관주의도 아닌, '현실적 낙관주의'라고 할 수 있죠.

이 부분이 저한테는 진짜 깊게 와 닿았어요. 일상에서도 그렇잖아요. 무조건 "괜찮아, 잘 될 거야"만 외치다가 현실을 못 보면 그게 오히려 더 무서운 상황이 되더라고요.

여우가 아닌 고슴도치가 되어라

책에서 가장 유명한 개념 중 하나예요. 그리스 시인의 우화에서 가져온 개념인데, 의미가 정말 강렬해요.

여우는 영리하고 다양한 전략을 쓰며 여러 가지를 추구해요. 반면 고슴도치는 딱 한 가지만 알아요. 하지만 그 한 가지는 완벽하게 알죠.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들이 모두 "고슴도치"였다고 말해요. 이른바 "고슴도치 콘셉트"는 다음 세 가지 원이 겹치는 지점에 있어요.

  1. 우리가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2. 우리의 경제 엔진을 움직이는 것
  3. 우리가 깊은 열정을 가진 일

이 세 가지가 겹치는 단 하나의 영역, 그것이 바로 집중해야 할 지점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최고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을 냉철하게 아는 거예요. 열정만 있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거든요.

이 개념,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지 않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 그게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지점을 찾는 것. 직업 선택의 핵심이기도 하죠.

성공에는 가속도가 붙는다

이 챕터를 읽고 나서 진짜 위안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지금 하는 일들이 당장 결과가 안 보여서 답답했거든요.

콜린스는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를 얘기해요.

무겁고 거대한 플라이휠(flywheel, 관성 바퀴)을 상상해 보세요. 처음엔 아무리 힘껏 밀어도 거의 움직이지 않아요. 근데 계속 일관되게 밀다 보면, 조금씩 돌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스스로 돌아가기 시작해요. 그때부턴 조금만 밀어도 엄청난 속도가 붙죠.

위대한 기업들의 전환도 이와 똑같았어요. 겉에서 보면 갑자기 성공한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오랫동안 작은 행동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다는 거예요.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진 기회나, 새로운 기술,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등장으로 위대해진 기업은 없었어요.

이 말이 저한테 진짜 위로가 됐어요. 지금 당장 화려한 성과가 없어도, 지금 하는 일들이 쌓이고 있다는 믿음을 가져도 된다는 것. 방향이 맞다면, 계속 밀면 된다는 것.

마치며: 이 책이 진짜 특별한 이유

솔직히 아쉬운 점도 있어요.

연구 대상이 된 11개 기업이 모두 미국 기업이라서, 한국 현실에 바로 대입하기엔 문화적 차이가 있어요. 게다가 2001년에 나온 책이다 보니, 지금은 당시 '위대한 기업' 중에 상황이 달라진 곳들도 있고요.

그리고 솔직히 "5년 연구 결과"를 책 한 권에 압축하다 보니, 중간중간 사례 설명이 좀 길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어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분명해요.

경영 트렌드는 매년 바뀌지만, 이 책이 말하는 건 트렌드가 아니에요. "어떤 사람과 함께할 것인가",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 "지금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믿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 이건 20년이 지나도, 그리고 기업이 아닌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거든요.

리더십 책이 지겹다고 느꼈던 분들도, 이건 한 번쯤 읽어보셨으면 해요. 진짜로요.

이런 분들께 강력 추천해요:

  • 조직을 이끄는 리더, 팀장급 이상 직장인
  •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분
  • "좋은 것"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가고 싶은 분
  • 지금 하는 일이 맞는 길인지 확인하고 싶은 분
  • 커리어 전환을 고민 중인 분

최종 평점

9 / 10점 ★★★★★★★★★

한 줄 총평: 경영서라기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다시 묻게 만드는 책. 좋은 것에 만족하는 순간, 위대함은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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